🔎 #652. 입시 평가과정에 들어온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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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AI가 입시 과정에서 에세이를 평가한다는 소식을 다룹니다.

입시 과정에서 에세이를 평가하는 AI

실제 입시 현장에 AI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해 에세이를 쓰는 경우가 아니라, 학생이 쓴 에세이를 AI가 평가한다는 소식입니다.

버지니아텍: ‘두 번째 사정관’

버지니아텍은 2025학년도부터 AI를 활용해 에세이를 재채점하는 새로운 입학 사정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지원자가 제출하는 네 개의 짧은 에세이를 한 명의 입학사정관과 AI 모델이 함께 읽습니다. AI 모델은 이전 지원자의 에세이와 평가 기준으로 학습됐고, 인간 평가자가 준 점수를 확인하는 역할만 맡습니다. 인간과 AI의 점수가 12점 만점에서 두 점 이상 차이 나면, 다른 입학사정관이 다시 읽어 점수를 조정합니다. 학교는 이 방식을 통해 57,622건에 이르는 기록적인 지원서를 더 빠르고 일관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학생은 안되지만 AI로 평가는 가능

노스캐롤라이나대(UNC)는 입학관리 플랫폼 Slate의 Reader AI 기능을 사용해 에세이의 문법과 글쓰기 스타일을 자동 분석하고 1~4점 사이의 점수를 부여합니다. 학교 측은 이 점수를 ‘학생의 글쓰기 능력에 대한 데이터 포인트’라고 설명하며, 입학사정관은 내용과 맥락에 집중한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UNC는 학생에게 AI로 에세이를 작성하지 말라고 명시하고, 학업 규정에서 AI를 이용한 글쓰기 대행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생은 AI를 쓰지 마라, 대학은 AI로 평가한다'는 모순된 상황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AI의 평가는 과연 중립적일까?

입학 에세이가 AI에 의해 평가되거나 생성될 때, 그 평가는 정말 중립적일까요? 2024년 10월 코넬대 연구팀은 인간 수험생의 에세이 15만여 건과 GPT-3.5/GPT-4로 생성한 2만5천 개의 모의 에세이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AI가 쓴 글은 통계적으로 ‘남성이며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글’과 가장 비슷한 언어 스타일을 보였습니다.

문체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도 관찰됐습니다. 연구자들은 언어 모델이 학습하는 데이터 자체가 특정 집단의 글쓰기 방식을 반영하기 때문에, 이런 모델을 그대로 입시에 사용하면 특정 계층에 유리한 기준을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국내 사례: 서울런 AI 진로·진학 코치

서울시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에서 ‘AI 진로·진학 코치’를 도입해 수험생의 정시 전략을 돕고 있습니다. 서울런 회원 중 수험생 500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AI는 1,220만 건의 합격·불합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1,553개 고교 정보를 분석해 수능 가채점 점수로 합격 가능 대학을 예측합니다.

마무리

1. 저 역시 지방에서 자라며 입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당시에는 선생님들도 데이터가 없어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기억을 떠올리면, 수능 성적과 학생부를 입력하면 합격 가능성을 알려주고 모의 면접을 제공하는 AI 코치는 적어도 정보 불균형을 줄이는 데 일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과연 기계가 더 공정할까요? AI가 훈련되는 데이터에는 특정 인종·성별·계층의 글쓰기 스타일이 더 많이 포함돼 있을 수 있고, 실제 연구에서도 AI가 작성한 에세이가 남성·고소득층의 목소리를 닮는 편향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기계가 어느 한 계층의 언어를 ‘표준’으로 삼고, 다른 방식의 표현은 낮게 평가할 위험을 의미합니다.
3. AI가 입시 평가를 돕는 흐름 자체를 되돌리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수십만 건의 지원서를 처리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속도와 효율을 무시하기 어렵고, 지방 학생에게 진학 정보를 제공하는 AI 코치 역시 분명 도움이 됩니다.
4. 다만 공정성은 ‘기계가 매긴 점수에 대한 신뢰’만으로 정의될 수는 없습니다. 학습 데이터의 편향, 평가 기준의 불투명성, 이의를 제기할 구조의 부재 같은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입시는 여전히 개인의 꿈과 삶이 걸린 과정입니다. 기계의 속도와 일관성만으로는 사람이 느끼는 공정성 감각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 무엇을 입시의 공정으로 인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사회가 함께 논의하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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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real visualization of time compressed into a single pulse, spiral grooves turning into digital corridors, fragments of handwritten notes floating as light ribbons, distant silhouettes made of sound waves, luminous dust, long exposure, immersive perspective, --chaos 5 --ar 2:1